안장자 상세 내용


성명

조성만


민주화운동내용

노태우정권반대, 통일운동


사망일자

1988년 05월 15일


나이

24세


직업

대학생


관련자인정

2001/08/28 (26차)


민주화운동 내용

1. 약력

1964년 12월 13일 전북 김제 출생
1977년 2월 용암초등학교 졸업
1980년 2월 전주서중학교 졸업
1983년 2월 해성고등학교 졸업
1984년 3월 서울대학교 화학과 입학
1988년 5월 15일 명동성당 교육관 4층 옥상에서 할복 후 투신
- 5월 15일 오후 7시 백병원에서 사망
-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안장

2. 민주화운동 내용

조성만은 용암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주 서중학교와 해성고등학교를 거쳐 1984년 서울대학교 자연대 화학과에 입학하였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민주화와 한반도 통일문제에 새롭게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그가 대학에 입학한 지 5년이 지난 1988년의 5월은 4개월 후 개막될 88서울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준비로 분주해 있었다. 반면, 명동에선 5·18민주화운동 8주기를 맞이하여 1988년 5월 15일 민가협 등 재야 민주단체의 주최로 ‘양심수 전원 석방 및 수배 해제 촉구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후 3시 40분경, 서울 명동성당 교육관 4층 옥상에서 “양심수 가둬 놓고 민주화가 웬 말이냐!”, “공동 올림픽 개최하여 평화통일 앞당기자!” 등의 목소리가 핸드마이크를 타고 약 1분간 흘러 나왔다. 그리고 뒤이어 흰색 한복을 입은 조성만이 손에 쥐고 있던 칼을 자신의 배에 꽂고 5장의 유서를 뿌리며 투신하였다.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조성만은 즉시 백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저녁 7시, 24년의 불꽃같은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3. 열사 관련 기록

†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

척박한 땅, 한반도에서 태어나 인간을 사랑하고자 했던 한 인간이 조국통일을 염원하며 이 글을 드립니다.

한반도의 통일은 그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막아져서는 안됩니다.

조국이 분단된 지 어언 44년, 일제치하의 조국을 구하고자 자기의 삶을 버리고 싸워갔던 자랑스러운 독립군의 정신은, 인류를 자기 나라의 이익을 뽑아내는 장소로 여긴 미국에 의해서 땅에 묻힐 수밖에 없었으며 그 대리통치세력인 해방 후의 정권들(친미사대주의자인 이승만, 독립군을 때려잡던 일본 육군사관학교의 후예들, 이들의 반민족적 행동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에 의해서 이 땅의 주인인 민중들은, 어느 한 구석 성한 곳 없는 사회에서, 민족의 바램인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이야기만 해도 역적으로 몰려 세상에서 삶을 뿌리 뽑힌 채 갈수록 비 인간화 되는 모습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몇 년 전 혈육을 부여잡고 말을 잇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의 모습은 이 땅의 현실이며 노동형제들, 농민들, 학생, 공무원, 경찰, 사병 등등 반쪽이 된 조국의 구성원들이 처해있는 현실은 차마 양심을 가진 인간을 편안케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 모든 모습의 원인들은 바로 한반도를 본국의 이득을 위한 땅으로 여기는 미국과 그 대리통치세력인 군사정부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올해 열리는 올림픽도 미국과 현 군사정부의 기득권 유지에 필요한 행사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도 없으며,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를 영구분단화 하려는 것은 이 민족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입니다. 민족 문제의 해결은 조국통일로서만 가능하다는 사실로 볼 때 한반도의 통일을 가로막는 미국과 군사정부의 반민족적 행위는 우리에 의해서 막아져야만 합니다.

한반도에서 미국은 축출되어야만 합니다.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미국의 등장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을 동반했습니다.

민족의 독립을 외쳤던 제주도민의 학살인 4.3, 한국전에서 보여준 미군의 우리 민족(북한과 남한을 포함하여)에 가했던 살상, 5.16의 지원, 저 잊을 수 없는 80년 광주학살 등 오직 제국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미국의 모습은 이 땅을 단 한발의 원폭으로 초토화시킬 수 있는 상황을 유발하고 있으며, 더 이상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조절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민족 문제의 해결은 미국을 축출함으로써만 가능하다는 사실은 더 이상 민족반역으로 여겨질 수 없습니다.

군사정부는 반드시 물러나야 합니다.

오직 정권욕에 가득찬 현 군사정부는 이 땅의 현실을 은폐한 채 미국에 대한 사대적인 태도를 표명하며 정권유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조국의 운명을 그네들 손에 맡길 수 없다는 판단을 낳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민족의 한인 광주학살을 주도한 현 군사정부, 자랑스런 조국 아메리카의 후예들!

다가오는 올림픽은 반드시 공동개최 되어야만 합니다.

분단고착화와 정권유지와의 타협에서 이루어질 올림픽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남한과 북한이 같이 참여하여 민족화해와 민족통일을 이루는 기반이 되어야만 합니다. 우리는 한국전쟁이후 서로 철천지 원수가 되어 살아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같은 형제라는 낱말을 잊고 살아 왔습니다. 통일이 국시가 아니라 반공이 국시인 현실 속에서 국민학교 음악책에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없어지는 것을 목격해야만 했으며, 퉁일에 대하여 논의했다고 국가보안법이라는 족쇄가 채워지는 현실을 뜬눈으로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도대체 누가 반민족적이고 도대체 누가 애국하는 사람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현실, 우리는 아무 거리낌 없이 민족의 동질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랬을 때만이 진정한 통일은 이루어질 수 있으며 한 민족이 함께 어울어지는 세상에서 평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현재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남북공동올림픽을 거부할 집단은 현 군사정부와 그 밑에서 민족을 팔아먹는 사람들 이외에는 없다라는 사실입니다. 올림픽은 민족화해의 장이 되어야만 합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찢어진 우리나라를 하나되게 해야 합니다. 진정한 언론자유의 활성화, 노동형제들의 민중생존권 싸움, 농민형제들의 뿌리 뽑힌 삶의 회복, 민족교육의 활성화,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문제를 쌓아놓고 있는 현실 속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무수한 우리의 형제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현실은 차분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에게 더 이상의 자책만을 계속하게 할 수는 없었으며, 기성세대에 대한 처절한 반항과, 우리 후손에게 자랑스러운 조국을 남겨주어야 한다는 의무감만을 깊게 간직하게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떠오른 아버님, 어머님 얼굴 차마 떠날 수 없는 길을 떠나고자 하는 순간에 척박한 팔레스티나에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한 인간이 고행 전에 느낀 마음을 알 것도 같습니다.



- 조성만 열사의 유서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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