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4월 15일 강원도 영월 출생
1986년 2월 강릉고등학교 졸업
1986년 3월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입학, ‘철학인의 모임’, ‘총연극회’ 가입 활동
1986년 6월 18일 교련시험을 준비하던 중 10시에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급히 나간 후 행방불명
1986년 6월 21일 부산 송도 앞바다에서 몸에 콘크리트를 매단 변사체로 발견
1986년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 안장
김성수는 1986년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1학년에 재학 중, 학회 ‘철학인의 모임’과 동아리인 ‘총연극회’에 가입하여 권위주의적 통치로 일관하는 전두환 정권에 대한 비판 활동을 벌였다. 김성수는 입학 후 실종, 사망되기 전까지 동기들과 함께 '전환시대의 논리' 등 진보적인 사회과학서를 학습하였다. 1986년 4월 28일에는 김세진과 이재호의 분신 후 즉석 연극공연을, 5월 20일에는 아크로폴리스에서 한국현대사를 조명하며 고통받는 민중들의 삶과 투쟁을 형상화한 오월제 공연(‘우리의 깃발을 내릴 수 없다’)에 참여하였으며, 4.19혁명 기념집회, 5.3 인천시위에도 참여하였다.
친구 홍○○(총연극회)와 서○○(지리학과)의 증언에 의하면 김성수는 ‘전방입소반대’ 도서관 철야농성 참여 다음날 귀가하던 중 처음으로 경찰서에 연행, 훈방된 적이 있으며, 1986년 6월경에는 명동성당에서 리영희 교수의 ‘한반도의 핵’ 강연회에 참여했다가 유인물을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두 번째 연행,훈방되었다.
자취방 주인 이○○의 증언에 의하면, 김성수는 기말시험을 준비하던 중 1986년 6월 18일 오전 10시경 자취방에서 정체불명의 어떤 사람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다급히 자취방을 빠져나간 뒤 실종되었다. 안타깝게도 그는 실종 3일 만인 1986년 6월 21일, 한 스쿠버다이버에 의해 부산 송도 방파제 앞 바다 속에서 허리춤에 3개의 콘크리트 덩어리를 매단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었고, 6월 22일 경찰에 의해 인양되었다.
벌써 네가 있을 자리가 빈지 2년이 넘는구나 언제까지 이 자리를 비워두고 있어야 하는냐?
"아버지 건강하셔야 합니다"
"아버지 걱정하지 마십시요"
"아버지 만족합니다"
이 말도 네게 다시 들을 수 없다니, 지금도 믿을 수 없다. 황지 국민학교 졸업식 날 700명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하는 네 늠름한 모습 그리고 전교생과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를 울음바다로 만들던 너의 적절한 호소력 표현력에 이 아버지는 그날, 장한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황지 중학교에 입학한 너를 강릉 경포중학으로 전학, 그리고 너를 위한 일이라면 이 아버지는 능력껏 다 하리라고 결심했었다.
합격이다 !
우리 온 가족은 그 이상의 감격이 평생에 더 있었겠느냐
아버지는 힘이 불끈 솟았고 종횡무진 열심히 부지런히 명분있게 살아갈 새로운 좌표를 부여받았다.
그런데, 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굳게 다문 네 입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볼 수 있었고 무서운 입시 준비 중에도 여유있게 헬스클럽에
다니며 체력단련을 하면서, 좋은 영화는 빠지지 않고 감상하던 너.
교회 학생회장때 사회를 보며 재치있는 말솜씨로 교인들을 웃음바다로 이끌던 너.
여름방학 땐 반바지 차림으로 새벽에 일어나 조깅으로 한바탕 뛰고 공부하던 네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그토록 엄청난 죽음을 당해야 하느냐
부산이 어딘데 더구나 그 깊은 바다에 돌을 매달아 물에 넣은 무리를 너는 알고 있지 않느냐
그 살인 집단을 하루빨리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게 해 다오
이 땅위에 다시는 우리들과 같은 이런 아픔이 없는 자유와 사회
정의가 뿌리내려 정직한 정치인이 정통성 있고 양심에 입각한 민주정치를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5월제 총연극회 마당에서 네가 목청 높여 절규한 구호는 이루어 질 것이다.
성수야
어리석고 무지하고 용기없는 이 애비는 너의 영정에 부끄러움을 바친다.
- 김성수 열사 아버지 김종욱님의 편지 -
우리는 "성수"로 상징되는 시대의 암울함과 싸워온 사람들입니다. 자유와 정의의 깃발을 세우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던지는 헌신과 열정을 사랑하고, 그 어떤 권위나 폭력에도 굴하지 않는 정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이러한 시대의 암울함을 헤쳐낼 이념과 담론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신주의가 팽배한 이 사회에 적응하면서 젊은 날 우리가 가졌던 맑고 서릿발 같은 정신이 조금이나마 퇴영되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성수기념사업회는 자유와 정의의 깃발을 세우기 위해 그 어떤 권위나 폭력에도 무릎 꿇지 않았던 시대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합니다. 그 정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부둥켜 의지하는 둥지가 되고자 합니다. 모든 사람의 존엄성이 서는 그날까지 '성수'를 기억하고 추억하고 행동하고자 합니다.
- 2001년 3월 기념사업회를 준비하며 김재관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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