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11월 25일 서울 출생
1968년 보성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축산과 입학
1968년 6월 이념서클 ‘한얼’에 가입
1971년 군 입대
1974년 가을학기에 4학년 1학기 복학
1975년 4월 11일 서울대 농대 교정에서 있었던 유신헌법과 독재정권의 허위성을 고발하는
‘자유성토대회’에서 양심선언문 낭독 후 할복
4월 12일 서울대 의대 이송 도중 사망
- 화장
2014년 10월 04일 민주화운동기념공원 민주묘역 이장
김상진은 1968년 3월 서울농대 축산과를 입학하여 당시 이념서클로 불리던 ‘한얼‘ 생활을 하였다. 서울농대에서도 3월 28일 제1차 비상총회를 시작으로 학내시위가 본격화되었는데, 김상진은 축산과 복학생들과 별도의 모임을 갖고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를 본격화하였다. 이때 그는 후배에게 유신체제의 허구성, 학생운동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이 경직된 사회는 젊은이의 희생을 요구한다."고 말함으로써 강력한 저항을 피력한다.
김상진은 1975년 4월 11일 농대 교정에서 유신헌법과 독재정권의 허위성을 고발하는 「양심선언문」을 낭독하고 할복 자결을 결행하였고 4월 12일 오전8시경 동료들에 의해 수원도립병원에서 서울대 의대로 이송도중 사망하였다. 하지만 그는 벽제화장터에서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화장되었다. 며칠 후 당시 민주언론의 기수라 할 수 있는 CBS에서는 열사의 육성녹음을 방송하였고 명동성당 추모미사에서 육성녹음이 방송되었다. 5월 22일에는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추모식이 개최되었으며, 1980년 4월 11일 5년이 지난 후에야 김상진 열사의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성과를 바탕으로 1988년 11월 20일 ‘김상진열사기념사업회’가 창립되었고 김상진 추모비를 건립하였다. 1992년 4월 17일에는 고(故)김상진은 ‘4월 혁명상‘ 을 수상한다. 1995년 4월에는 김상진의 정신을 기리는 지인들에 의해 김상진 평전 『긴 겨울 얼음 뚫고』 (녹두)가 발간되었다. 한편 농대 이전에 따라 김상진 열사가 의거한 장소에 기념표석이 설치되었다.
더 이상 우리는 어떻게 참을 수 있으며 더 이상 우리는 그들에게서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 어두움이 짙게 덮인 저 사회의 음울한 공기를 헤치고 죽음의 전령사가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우리는 직시하고 있다.
무엇을 망설이고 무엇을 생각할 여유가 있단 말인가?
대학은 휴강의 노예가 되고, 교수들은 정부의 대변자가 되어가고, 어미닭을 잃은 병아리마냥 우리들의 반응 없는 울부짖음만 토하고 있다. 우리의 주장이 결코 그릇됨이 아닐진대, 우리의 주장이 결코 비양심이 아닐진대, 우리는 어떻게 더 이상 자존을 짓밟혀 불명예스런 삶을 계속할 것인가? 우리를 대변한 동지들은 차가운 시멘트 바닥위에 신음하고 있고, 무고한 백성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가고 있다.
민주주의란 나무는 피를 먹고 살아간다고 한다.
들으라! 동지여! 우리의 숭고한 피를 흩뿌려 이 땅에 영원한 민주주의의 푸른 잎사귀가 번성하도록 할 용기를 그대들은 주저하고 있는가! 들으라! 우리는 유신헌법의 잔인한 폭력성을, 합법을 가장한 유신 헌법의 모든 부조리와 악을 고발한다. 우리는 유신헌법의 비민주적 허위성을 고발한다. 우리는 유신헌법의 자기중심적 이기성을 고발한다.
학우여!
아는가! 민주주의는 지식의 산물이 아니라 투쟁의 결과라는 것을. 금일 우리는 어제를 통탄하기 전에, 내일을 체념하기 전에, 치밀한 이성과 굳은 신념으로 이 처참한 일당독재의 아성을 향해 불퇴진의 결의로 진격하자. 민족사의 새날은 밝아오고 있다. 그 누가 이 날의 공포와 혼란에 노략질 당하길 바라겠는가. 우리 대한학도는 민족과 역사 앞에 분연히 선언한다.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회개치 못하고 이 민족을 끝까지 못살게 군다면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뜨겁게 외치는 이 땅의 모든 시민의 준열한 피의 심판을 면치 못하리라. 역사는 이러한 사태를 원치 않으나 우리는 하나가 무너지고 또 무너지더라도 무릎 꿇고 사느니 차라리 서서 죽을 것임을 재천명한다.
탄압과 기만의 검은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보라. 우리는 이제 자유와 평등의 민주 사회를 향한 결단의 깃발을 내걸어 일체의 정치적 자유를 질식시키는 공포의 병영국가가 도래했음을 민족과 역사 앞에 고발코자 한다. 이것이 민족과 역사를 위하는 길이고, 이것이 우리의 사랑스런 조국의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길이며, 이것이 영원한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라면 이 보잘것없는 생명 바치기에 아까움이 없노라. 저 지하에선 내 영혼에 눈이 뜨여 만족스런 웃음 속에 여러분의 진격을 지켜보리라. 그 위대한 승리가 도래하는 날! 나! 소리 없는 뜨거운 갈채를 만천하에 울리게 보낼 것이다.
- 김상진 열사의 양심선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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