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6월 24일 전북 장수 출생
1982년 2월 부산 아미초등학교 졸업 후 보세공장 취업
1985년 동주여자중학교 야간 졸업
1990년 ㈜대봉고무 미싱공 근무
1991년 12월 6일 ㈜대봉 3층 옥상에서 투신 사망
1991년 12월 22일 부산노동자 장으로 장례식 거행
1991년 양산 솥밭산공원 묘역 안장
권미경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초등학교 졸업 후 바로 보세공장에 취업하여 야간 중학교를 다니며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평소 세심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주위 동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권미경은 나이어린 노동자들이 공장 관리인들로부터 폭언 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매우 괴로워하였다. 그러던 중 1990년 ㈜대봉고무로 직장을 옮긴 이후 1991년부터 지역노동자 독서모임인 ‘도서원 광장’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열악한 노동현실에 대해 고민하며 사회비판 의식에도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당시 부산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의 전개 속에서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치열한 투쟁을 전개했던 곳으로, 타지에서 이주한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신발공장에서 일하는 일명 신발노동자의 도시였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신발업계가 무더기 도산사태를 맞자 대부분의 업체들은 “30분 더 일하기 운동”, “불황극복 50일 작전”, “3무(무불량, 무이탈, 무미달) 운동”, “무임금 1시간 더 일하기 운동” 등 착취를 강화하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대봉 역시 1991년 11월 경영난이 악화되자 어용노조의 협조 속에서 노동자들에게 강제연장근로를 시키고 작업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정신교육과 함께 잔업을 시키는 등 비인간적인 노동통제로 이들을 착취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관리자들은 노동자의 호칭을 “권공순”, “박공돌”이라 칭하는 등 비인격적인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91년 12월 6일 오전, 바이어가 권미경이 근무하는 1계 3조로 품질검사를 나왔다. 이때 동료 최미숙이 작업한 제품에서 불량이 났고 이를 목격한 바이어는 동행한 관리직 사원을 질책하였다. 이후 바이어가 돌아간 뒤 조장과 반장은 동료들 앞에서 최미숙을 야단쳤다. 당시 권미경은 같은 라인의 동료에게 “천국과 지옥이 있다고 믿느냐? 이곳이 바로 지옥이 아니냐”고 말하였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4시 8분경, “사랑하는 나의 형제들이여! 나를 이 차가운 땅에 묻지 않고 그대들 가슴속에 묻어주오. 그때만이 우리는 완전한 하나가 될 수 있으리.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더 이상 우리를 억압하지 말라.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라는 유서를 왼쪽 팔에 남긴 채, 회사 옥상에서 투신하여 꽃다운 22세의 나이로 그 억척스러웠던 삶을 마감하였다.
권미경의 투신이 알려지자 부산지역노동조합총연합 등 부산지역 11개 단체는 “고무노동자 故권미경 양 사인규명대책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을 “경제위기의 원인을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기 위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30분 일 더하기 운동과, 원가절감운동의 전개 속에서 목표량 달성을 강요하는 ㈜대봉 사측의 노동 강도 강화정책에 맞서 죽음으로 저항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규탄집회와 대시민 선전전 등을 전개하였다. 또 장례가 끝날 때까지 권미경의 시신 탈취에 대비해 영안실 주변에 사수대를 배치하기도 하였다. 당시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는 “권미경 열사의 영전에 눈물 젖은 노동해방의 약속을 바칩니다.”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기도 하였다.
“오랜 세월 애타게 갈망해오던 그런 사람들이 여기 있었다. 바로 이곳 ‘광장’(※ 지역노동자들의 독서 모임인 도서원 광장을 말함)에. 그들과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싶다.”
- 1991년 5월 7일 권미경의 일기 중 -
“사랑하는 나의 형제들이여
나를 이 차가운 억압의 땅에 묻지 말고
그대들 가슴 깊은 곳에 묻어주오
그때만이 우리는 비로소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있으리.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더 이상 우리를 억압하지 마라.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
- 권미경의 유서 중 -
※ 권미경 열사는 유서가 사라질 것에 대비해 왼팔에 유서를 새겨 놓고 몸을 던졌다.
[민주화운동기념공원] 17406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공원로 30 T.031-8011-9710 F.031-8011-9709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16029 경기도 의왕시 내손순환로 132 T.031-361-9500 F.031-361-9576
© 민주화운동기념공원. ALL RIGHTS RESERVED.